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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발굴하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현대자동차 #MMCA #프로젝트해시태그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방문했습니다.

‘#’ 이 기호를 소리 내어 읽어보시겠어요? 해시태그, 우물 정, 샵 등 다양하게 발음하셨겠죠? 이 기호는 세대, 용도, 국가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국립현대미술관이 협업해 개최한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내 예술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발굴하는 신개념 공모 프로그램입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14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MMCA 현대차 시리즈’를 여섯 번에 걸쳐 개최하는 등 국내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2020년에는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프로젝트 해시태그(#)’를 개최하게 되었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해시태그(#)’의 첫번째 전시,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을 소개합니다.

#프로젝트해시태그 #전시 #강남버그 #서울퀴어콜렉티브

 

▲ '프로젝트 해시태그(#)’ 전시장 입구입니다.

'다학제간(多學際間 :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공학 등을 넘나들며 협업을 진행하는 총체적인 학문 영역한 협력활동)' 협업을 지원하는 신개념 공모 프로그램,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작년 7월 첫 공모로 그 포문을 열었습니다.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 100: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된 2팀의 전시를 MMCA에서 이번에 공개하게 된 것인데요. 부동산, 사교육의 상징인 강남을 일종의 ‘사회적 버그’로 간주하고 이에 대해 조명한 ‘강남버그(GANGNAMBUG)’라는 팀과 종로 3가 일대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 퀴어’들의 삶에 주목한 ‘서울퀴어콜렉티브(Seoul Queer Collective, SQC)’의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강남버그 #사교육 #부동산 #강남 #한국사회 #과거와현재

 

▲ 강남버그의 '천하제일 뎃셍대회'는 미술관 벽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강남버그의 전시는 하얀 벽을 한껏 메운 '천하제일 뎃생대회'의 작품들로 시작합니다. 사전에 모집한 참가자들이 각각 자신의 생각대로 석고상을 그려보는 참여형 이벤트를 개최해, 참가자들이 제출한 그림들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실기 전형에서조차 그림을 외워서 그려야 했던 사교육 중심지 강남의 입시 관행을 상기시키는 작품입니다.

 

▲ 강남버그의 '천하제일 뎃셍대회'를 진행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상영됩니다.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하는 계단에서 뒤를 돌아보면 대회 참가자들이 이벤트로서의 소묘를 즐기며 각기 다른 석고상을 그려냈던 현장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 즐거운 소묘라는 이벤트를 통해 미술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켰던 입시, 사교육의 폐해를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입니다.

 

▲ 강남버그의 '강남버스'는 강남의 각 지역을 도는 버스에 대한 영상입니다.
▲ '강남버스' 버스 투어 이벤트의 가이드북까지 제작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의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인 '강남버스'는 강남이라는 지역을 관광투어상품으로 상정해 기획한 버스 투어 이벤트입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청담동, 구룡마을, 강남역 등 강남을 상징하는 지점들에 정차하며, 배우, 노래강사, 워킹맘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가이드가 탑승해 강남이라는 지역과 연관되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죠. 이 이벤트를 영상화한 작업물을 감상하며 경제와 교육의 중심지인 강남이 개인의 경험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 강남버그의 '마취 강남' 프로젝트입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면 페이퍼 건축이라 불리는 작품들이 전시장 한 켠에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시 계획을 외과적 시술에 비유한 '마취 강남'은 도시 계획 과정에서 실현되지 못하거나 철거되어 ‘페이퍼’로만 남은 건축들을 조명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계획이 무산되어 이른바 ‘비현실’로만 남게 된 건축물들을 응시하다 보면 수많은 건물들이 지어지고, 철거되며, 무산되는 강남 지역의 실태를 체감하게 됩니다. 리서치 작업, 그래픽 작업, 건축 모형, 도면 등을 하나로 통합해 선보이는 이 전시물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한국 사회의 축소판 격인 강남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바닥에 그려진 그리드를 바라보면, 종로구부터 시작해 강을 건너 강남이 펼쳐집니다. 직접 걸어보며 영동대로, 강남을 교육의 중심지로 등극하게 한 8학군, 강남의 상징과도 같은 각종 건물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강남이라는 지역을 축소시킨 공간을 직접 걸어보면 강남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인가 새삼스레 떠올리게 되죠.

 

▲ 강남버그의 '마취 강남'에서 전시된 페이퍼 건축들입니다.

#서울퀴어콜렉티브 #종로3가 #도시퀴어 #타자 #소수자

 

▲ 서울퀴어콜렉티브의 '타자의 연대기'는 벽면을 이용한 작품입니다.

‘서울퀴어콜렉티브’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종로3가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과정에서 밀려난 소수자들의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결성된 팀입니다. ‘서울퀴어콜렉티브’의 전시장은 계단을 올라오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강남버그’의 전시장 벽 너머 관람객들이 굳이 들어가보지 않을, 그래서 지나칠 법한 공간에 펼쳐지고 있죠. 이 내밀한 공간이 이 팀이 말하고자 하는 소수자 이야기의 힘을 증폭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가장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작품은 '타자의 연대기'입니다. 크게 대한민국, 더 들어가 종로 3가라는 공간적 맥락 안에서, 우리가 아는 역사와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타자들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죠. 역사에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주류와는 다른 사람, 타자의 역사는 이 전시 공간처럼 내밀한 동시에 강력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서울퀴어콜렉티브의 '타자의 연대기' 관객 참여 이벤트가 진행중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타자였던 적이 없었을까요? 관객은 연대기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대표에 타자로서의 자신의 역사를 직접 기입해 타자의 역사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앞서 다녀간 관람객들이 끄적여 놓은 타자로서의 경험을 확인하며 공감하고, 내적으로 연대하는 행위는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경험일 겁니다.

 

▲ 서울퀴어콜렉티브의 '당신은 어떤 궤적을 그리고 계신가요?' 입니다.

QR코드를 통해 접속이 가능한 참여형 웹페이지로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나이, 젠더를 입력한 후 내가 태어난 곳, 사는 곳, 사회활동을 하는 곳을 입력하면 내 삶의 궤적을 단편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입니다. 특히 젠더퀴어 참여자들의 동선을 확인하여 이들의 삶이 종로 3가와 같은 특정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 서울퀴어콜렉티브의 '평평하게 겹쳐진'은 텍스트가 물결처럼 흘러가는 작품입니다.

엄청난 양의 텍스트로 시선을 사로잡는 '평평하게 겹쳐진'이라는 작품은 관객들에게 ‘서울퀴어콜렉티브’ 전시의 강렬한 인상을 전달합니다. 종로 3가에서 일상을 영위해 나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수집해 이를 가시화하는 것이 서울퀴어콜렉티브 프로젝트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인데요. 스크린 안에서 수많은 텍스트를 전시함으로써 다양한 개인들이 정의내리고 있는 종로 3가를 유동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개념이자 상황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 서울퀴어콜렉티브는 '타자 종로3가/종로3가 타자'라는 책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서울퀴어콜렉티브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던지는 '도시의 특정 공간을 어떻게 정의하고 온전하게 기록할 것인가'라는 궁금증은 이 책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로 3가를 새롭게 해석한 시각 자료, 그 공간에 대한 개인적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며 전시 관람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죠.

#프로젝트해시태그 #전시추천 #전시정보 #전시꿀팁 #관람포인트는?

 

▲ 강남버그의 '강남 버스'를 관람하는 관객들입니다.

전시 관계자는 “프로젝트 해시태그(#)가 우리가 어려워했던 미술의 형태를 넘어서서 우리의 일상과 가깝고 동시에 사회 문제와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은 작업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 미술을 어려워하는 대학생들에게 이 전시를 추천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또 전시되는 두 팀의 프로젝트가 모두 특정 지역에 기반하고 있다는 ‘우연성’이 이 전시의 색다른 관람 포인트라고 밝혔는데요. 둘의 지역적 색채가 크기 때문에 이를 비교해보며 작가들이 문제 인식에 그치지 않고 이 문제 의식을 어떻게 확장해 나가는지 살펴보며 흥미롭게 전시를 관람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7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약 2개월 간 개최됩니다. 지난 7월 22일 코로나19에 따른 잠정 휴관을 종료하고 재개관해 철저한 ‘거리두기 관람’을 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방문해 안전한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8전시실
기간: 2020.7.24 ~ 2020.9.30
※ 화요일,목요일,금요일,일요일(월요일 휴관) : 10:00 ~ 18:00 / 수요일, 토요일 야간개장 10:00 ~ 21:00
홈페이지: http://www.mmca.go.kr/main.do